늘 부스스하게 뻗쳐 있는 옅은 회색 빛의 머리카락, 빛나지 않는 탁한 흑안. 처진 눈매인 데다가 반쯤 감긴 눈꺼풀 덕에 언제나 졸린 듯한 인상을 준다. (3인칭 시점) 머리 오른쪽에는 네모낳고 커다란 핀을 하나 꽂았다. 실내화는 종종 잃어버려 아예 양말인 채로 다닌다. 목에는 수수한 은색 반지가 하나 걸려 있다.
#나른한 #무감정 #흥미주의
감정이 없는 건가 싶을 정도로 평소 표정의 변화는 거의 없다. 흥미를 가지는 것에만 손을 뻗고, 관심사에 벗어난 것은 아예 놓아버리는 타입. 문제는 흥미가 단 한 가지에만 있다는 것… 어쨌든 딱히 호불호라고 할 게 없어서 무리한 부탁만 아니라면 뭐든 쿨하게 OK 하는 편. 또, 몇 번 대화를 해 보면 알겠지만 지아는 극히 객관적인 이야기를 선호한다. 누구라도 이해할 수 있는 사실만을, 그것을 나열하는 걸 편하다고 느낀다.
00. 許知我 | 생일 1102 | O형
가족 구성원은 어머니, 아버지, 오빠, 지아.
부모님과 오빠는 서울 중심부에 자리한 높디 높은 아파트에 살고 있다. 지아만 홀로 경기도 백연시에서 자취를 하는 중. 부모님이 오빠만 편애한다던가 하는 것은 아니고…. (이하 후술.)
01. (자칭) 천재 기계공학자
지아를 가진 동안 어머니는 조립하는 로봇에 푹 빠졌었다. 그리고 그 영향 탓인지 지아는 돌잡이 때 톱니바퀴 장난감을 잡았고, 초등학생 때는 집에 있는 선풍기 하나를 분해해 산산조각 냈으며, 중학생 때는 교실 에어컨을 재조립해 친구들이 찬바람을 마음껏 누릴 수 있도록 했다. 고등학교 입학 후 첫 1학기에는 친구들의 부탁으로 교내 TV를 하나 뚝딱해서, 운동장 구령대에 설치해 영화를 틀었더라지… 재미있을 것 같아 도왔지만 덕분에 교무실에서 반성문 5장을 쓰고서야 풀려났다.
그러니까 요약하자면… ‘사람과 의사소통하는 것보다 기계를 붙잡고 사는 게 더 좋다’ 라던 지아가 【백연시의 숲에 숨겨져 있을지도 모르는 거대 로봇 기지】. 그 소문에 꽂혀 홀로 이사를 오게 된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는 소리.
02. 편지
[사전] 랑데-부, rendez-vous : ② 둘 이상의 우주선이 도킹을 하기 위하여 우주 공간에서 만나는 일.
재미없는 장난이라고 생각하며 그대로 다시 곱게 접어 버리려던 찰나, … 랑데부 지점이 뭐지? 척척, 접은 것을 다시 펼쳐 글자를 확인했고 인터넷 검색을 한 뒤 단박에 참가를 결정했다. 물론 외계인 · UFO가 존재하느니, 존재하지 않느니… 같이 불확실한 것에 대해 떠드는 것에는 관심 없다. 하지만 믿고 안 믿고를 떠나 그게 눈앞에 있다면 이야기가 다르지.
우주의 물성을 띤 기계 비행 장치는 어떻게 생겼을까?
충격이나 오염에 강한 내구성을 가지고 있겠지?
연료로는 무엇을 쓰고 어떤 작동 방식을 가지고 있을까?
… 등등, 여러 생각으로 이미 머릿속이 가득 찬 지아는 어느 새 편지에 적힌 장소를 향해 이끌리듯 걷고 있었다.
03. 그 외
# 학교 내 인지도는 높으나 친구는 거의 없다. 늘상 혼자 다니지만 본인은 별 생각 없는 듯.
학교 내 별명은 수리공, 기계공, 1학년 AI 등…
집 안에 고장 난 전자렌지, 가전제품 고쳐드립니다. 교실 내 망가진 텔레비전, 에어컨, 컴퓨터 무료로 고칩니다…
# 떼를 써 이사를 온 만큼 부모님과 약속했던 몇 가지 것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성적에 관한 것이었다.
머리는 좋은데 학교 일정(시험을 포함한)에 관심이 없는 탓에 엉망인 성적으로 중학교를 졸업했고, 그러니 고등학생 땐 어떻게든 하위권만 면해달라는 부모님의 부탁 아닌 부탁이 있었다. 아무튼 하위권만 면하면 된다는 조건이었기에 설렁설렁 시험 공부를 하고 적당히 중위권을 유지하는 중이다. 분명 똑똑한 학생임이 틀림없는데 성적이 애매하게 나오는 탓에 선생님께서는 속이 터진다고….
# 학교의 수업과 학습 방식에 관심이 없다 뿐이지 로봇 설계에 필수적으로 꼽히는 (추측) 수학과 물리의 경우에는 열심히 공부하는 덕에, 아마 지금 당장 수능을 본다 쳐도 가볍게 높은 등급을 따낼 정도.
# 부탁을 잘 거절하지 않는다. 본인의 시간에 크게 방해가 안 되고, 그것을 자신이 해야 하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면 보통은 시원시원하게 다 해결(처리)해 준다. 빵셔틀도, 숙제셔틀도, 심지어는 조별 과제도 혼자서 해냈다…! 최근에는 몰래 소량의 금액을 받고 부탁을 들어주는 모양. 아무래도 자취를 하고 있어서 용돈이 조금 모자란단다.
# 지아가 생활하고 있는 자취방의 상태는 어마무시하게 더럽다. 발로 슥슥 옷가지들을 밀어내고 적당히 누울 자리를 만들면 그날의 청소 끝. 생활력은 엉망이지만 생존력이 강한 덕인지 어떻게든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마치 그녀의 방 어딘가에 존재하는 버섯처럼….
# 겨우 1~2세 차이나는 학교 선배들에게는 굳이 존대를 쓰지 않는다. 물론! 하늘같은 선배님들이 불편해 하는 기색이 있다면 물어보고 존대를 쓰도록 노력은 해 볼 것이다. 아마…도?